특집기사 | 김형준 회생전문위원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기업회생Hi Story, Vol.03, No.01 2021/05

회생절차란?

법원의 관리·감독 하에 이루어지는 회사의 재건절차는 아직도 '법정관리'라는 용어로 널리 인식되고 있는데, 정확한 법률상 용어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 회생법")에 따른 '회생절차'입니다. 회생절차는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파탄에 직면해 있는 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자·주주·지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법률 관계를 조정하여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적용대상을 모든 자연인과 법인으로 규정하고 있고 비영리법인이나 금융기관 등 특별한 법적 주체에 대한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법인채무자와 개인채무자들이 법인회생 또는 일반회생이라는 명칭으로 회생절차를 횔용하여 재무적 곤경상태를 극복하고 있으며, 일반회생을 주로 신청하는 개인채무자들은 공무원, 교사, 봉직의, 변호사, 의사, 한의사, 개인사업자, 연예인, 회생회사 관리인 등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회생절차를 진행하는 경우 경영권을 계속 유지하면서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채무자 회사, 채권자, 주주 등 이해관계인을 대표하여 채무자 회사를 관리할 자가 필요한데, 채무자회생법은 기존 경영자 관리인(DIP : Debator in Possession) 제도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기존 경영자 관리인 제도란 채무자 회사의 대표이사가 횡령·배임 등의 범죄 행위로 채무자 회사에 대하여 중대한 부실 경영의 책임이 있지 않는 이상 회생절차에서도 채무자 회사의 대표이사 경영 Know how를 살려 회생회사를 최대한 빨리 정상화시키고자 관리인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채무자 회사의 대표이사는 회생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관리인이 되어 채무자 회사에 대하여 경영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회생절차와 파산절차와의 차이는?

회생절차에 대한 설명을 들으신 분들은, 대부분 이쯤에서 한 가지 의문점이 발생합니다.
재정상황을 극복하지 못하여 '파산절차'를 밟는 상황도 존재하기 때문이죠.

영업환경의 악화(예, COVID19, 금융위기 등)로 어려워진 재정 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금융권 대출, 사채 등을 통해 해결하고, 유동성 악화로 거래처에 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채무가 증가하고 있는 기업들은, 급증하는 부채로 인하여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와 같이 과도한 부채로 인한 영업 및 재무구조 악화를 해결하기 위하여 법이 정하는 도산절차로는 회생절차와 파산절차가 있습니다.

짧게 요약하자면, 회생절차는 법원과 채권자들의 동의를 전제로 채무를 조정하여 계속하여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이고, 파산절차는 청산을 전제로 채권자들에게 공정하게 재산을 분배하는 제도로, 기업의 존속 여부에 가장 큰 차이가 있습니다.

앞서 신청요건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회생절차는 경제성 판단의 원칙에 따라 영업의 계속 운영을 전제로 산출된 계속기업가치가 현재 사업을 청산을 하였을 경우보다 커야 회생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회생절차 신청요건

재정적, 영업적 파탄 위기에 처한 법인(기업) 등 채무자가 법원에 회생을 신청해 개시결정을 받기 위한 적극적 요건으로는 '변제기에 있는 채무의 변제불능의 경우'와 '파산원인인 사실이 생길 염려가 있는 경우'의 두 가지로 규정 되어 있는데 채무자는 위 두 가지 중 한 가지에만 해당되면 됩니다.

'변제불능'이란 파산원인인 '지급불능'까지는 아니어도 적어도 채무 변제를 하거나 이를 위하여 자금을 조달한다면, 사업의 계속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인데 예를 들면 영업용 자산의 매각, 주요 기계기구의 매각, 재고상품의 염가매각, 단기간 내에 반환 가망이 없는 고리채의 이용 등의 상황에 처한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회생절차에서 말하는 '변제불능'은 절대적 변제불능이 아니라 상대적 변제불능으로서 변제는 가능하지만 그 변제로 말미암아 또는 변제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사업의 계속에 지장이 초래된다면, 재정적 궁핍요건은 충족되는 것입니다.

파산의 원인인 사실에는 '지급불능'과 '채무초과'의 두 가지가 있는데, 전자는 자연인과 법인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파산원인이고, 후자는 법인에만 적용되는 파산원인입니다.

'지급불능'이라 함은 채무자의 변제능력이 계속적으로 결여되어 즉시 변제하여야 할 채무를 변제함이 일반적으로 불가능한 재정 상태를 일컫고 '채무초과'라 함은 소극재산(부채)이 적극재산(자본)을 초과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파산의 원인인 사실이 현재 존재하고 있을 것을 요하지는 않고, 그것이 생길 '염려'가 있으면 족합니다.

그 외 개시신청 기각 사유가 존재하지 않아야 하는데 주요한 것은 회생절차에 의함이 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적합하지 아니한 경우 즉, 파산절차가 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부합하는 경우가 아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채무자가 계속 존속하면서 사업을 할 때 얻는 이익(계속기업가치)이 채무자를 청산할 때의 이익(청산가치)보다 커야 한다(경제성 판단의 원칙)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회생절차가 대상으로 하는 것은 경제성은 있으나 재정적 파탄(financial distress)에 빠진 채무자이지, 경제성이 결여되어 경제적 파탄(economic distress)에 빠진 채무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법원은 회생절차를 진행하며 경제성 판단을 조사위원이라는 기관을 두어 외부 회계법인에게 조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전에 준비 없이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법인들은 경제성 판단을 위한 조사과정에서 잘못된 대응으로 청산가치가 계속가치보다 높아 회생절차 폐지결정을 받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며, 반대로 근거 없는 영업실적을 제시하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채무변제안을 작성하여 결국 수행하기 어려운 회생계획안을 작성하여 재차 어려움에 빠지는 악순환을 겪게 됩니다.

일반 채무자는 회생절차의 신청방식, 절차 진행방식, 법률문제, 회계문제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채무자 본인이 직접 자신의 업무를 뒤로 한 채 회생절차에만 전념하기도 어려우므로 회계 및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즉, 회생요건의 검토 및 부실화 원인의 해소 가능성 사전 조사, 신청서 작성, 구체적 절차진행 등은 변호사 및 회계사 등에게 위임하고 채무자는 계속기업가치 제고, 회생계획 인가에 필요한 채권자 동의, 회생계획 수행을 위한 핵심역량 집중과 영업 및 사업구조 개선 등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습니다.

회생절차 신청시 기대효과!

회생절차 신청 후 일반적으로 보전처분을 받게되는데, 이 경우 채무자의 임의적인 변제나 담보제공을하지 못하도록 강제하고 있어, 회생절차에 필요한 기본자산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회생절차 개시신청 후 법원으로부터 강제집행의 중지명령, 포괄적 금지명령을 받으면 이미 행한 강제집행은 중지되고, 새로운 강제집행을 할 수 없어 채권자들의 추심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채무자의 영업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매출채권, 건강보험공단 요양급여 등에 행해진 가압류 취소가 가능하여 원자재 자금 및 임금지급에 필요한 운영자금 조달이 가능해집니다.

즉, 채무자가 보유한 채권의 회수 및 권리행사에는 제한을 받지 않고, 변제기 도래한 채무는 변제가 금지되어 있어 재도약에 필요한 자금확보가 가능해집니다. 회생계획 인가 시 회생계획에 따라, 채무를 면제 받을 수 있으며, 현금변제 대상채권 또한 분할 변제(보통 10년)를 받을 수 있습니다.

사례 1

A씨 | 개업의사

개업의사 A씨는 환자 내원 고객이 감소하여 직원 급여를 주기에도 힘든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병원 운영을 위하여 대부회사로부터 자금을 차입하여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에서 벗어났지만, 계속적인 환자 내원 수의 감소로 재차 자금 부족이 발생하였고 사채 원리금을 상환할 수 조차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그러자, 대부회사는 병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을 예정이었던 의료급여비 채권에 가압류를 하였고, 병원은 진료비를 회수할 수 없었습니다. 이에 개업의는 일반회생을 신청하였고, 이후 포괄적 금지명령으로 더 이상 추심의 고통을 받지 않았으며, 가압류 취소 결정을 받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의료급여비를 지급받아 직원급여 및 병원 운영비를 조달할 수 있었습니다.

사례 2

B씨 | 제조업

경기 악화로 금융기관 이자가 연체되기 시작하였고, 채권 금융기관이 회사의 공장을 임의경매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다행히 거래처에서 계속 발주를 해주어 공장을 운영하는 것에는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대표이사는 고심 끝에 법인 회생을 진행하였고, 포괄적 금지명령 결정으로 더 이상 경매는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이후 금융기관과 채무상환에 대한 조정을 이끌어 내었습니다.

공장 규모는 일부 축소할 수 밖에 없었지만, 회사의 주요 설비는 계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기에 대표이사는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마음으로 사업을 계속 영위하고 있습니다.

회생절차 신청을 고려해야 하는 채무자 유형은?

회생절차 신청을 고려해야 하는 법인 채무자 유형은 무엇인가요?

회생절차 신청을 고려하는 법인채무자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지속적인 매출 혹은 영업이익은 있으나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는 기업
  • 외상매입금, 이자, 급여, 세금 등이 연체 중이거나 곧 연체가 예상되는 기업
  • 사업성은 있으나 회수지연 또는 과도한 이자 등으로 지급능력을 상실한 기업
  • 부도 혹은 경매진행 중인 기업
  • 일시적인 자금압박으로 부도 발생위기에 처한 기업

법인 채무자 유형 말고, 회생절차 신청을 고려하는 개인채무자 유형은 어떻게 될까요?

개인 채무자 유형 또한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 가능합니다.

  • 개업 또는 사업시설 확장 과정에서 차입한 의료기기 리스료, 전문가 대출 및 개인 사채 이용으로 과도한 금융 채무를 부담하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개업 의사
  • 파산선고가 되면 당연 퇴직하는 공무원, 교사
  • 법인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기업의 임원으로서 기업에 대한 보증채무가 현실화 되어 재무적 곤경에 처한 대표이사, 전무이사, 상무이사
  • 부동산 투자에 실패한 급여소득자
  • 과중한 채무로 고통받고 있는 일반 급여소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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